✒️보듬이의 돌봄일지

관리자
2025-10-21
조회수 48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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곳곳의 초록빛이 조금씩 노란빛으로 물들어가는 계절이네요. 생추어리의 모든 식구들이 청명한 한가위를 보내길 바랍니다.


생추어리 현장을 찾아가며 돌봄을 마치기까지, 수많은 감정들이 오고갑니다. 거주동물을 직접 만난다는 기쁨과 기대, 돌봄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지 걱정과 두려움.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인내심과 거주동물의 기분과 상황을 읽으며 반응하려는 기민함. 이런 노력들의 반복 속에서 거주동물과 활동가 사이에 편안함과 신뢰가 깃드는 듯 합니다.


한 달간 돌봄을 마친 보듬이께서 남겨주신 돌봄일지 일부를 나눕니다. 한계 속에서 무력해지기보다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으로!


🗨️”잔디는 정원을 거닐며 풀을 뜯었다. 촉촉한 코를 내 다리에 몇 번이고 스치며 흙 자국을 남겼다. 잔디의 산책을 동행하는 순간이 좋았다. 첫만남은 긴장하고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자연스럽게 흘러갔다. 모두 생명으로서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의 힘을 느꼈다. 더덕이 끊임없이 내는 울음소리, 진흙 목욕을 하고 낮잠을 자던 새벽, 빗질을 하자 배를 보여주던 잔디, 거칠고 드문드문 나 있던 털의 감각까지―직접 몸을 움직여 그들을 보듬는 돌봄의 경험은 도시로 돌아온 뒤에도 여전히 몸속에 흡수된 듯 남아 있다.”


”돌봄활동의 마지막은 언제나 문을 잠그는 일이다. 잔디의 정원 문이 잘 닫혔는지, 더덕의 집 문이 닫히고 합판으로 가려졌는지를 여러 번 확인한다. (중략)


여전히 보호를 위해 자율성이 통제되는 부분이 있고, 제한을 느꼈던 것 같다. 그럼에도 활동가들은 계속해서 그들의 밥과 물을 챙기고, 새로운 간식을 고민한다. “무력해지지 않고, 계속 고민하며, 거주동물을 책임지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.” 보금자리 선언문의 마지막 문장을 곱씹는다. 이 문장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붙드는 다짐이 된다.”


25. 10. 05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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